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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뒤로 넘어가는 콧물... 감기약 안 듣는다면 '후비루 증후군'일 수도
목에 끈적한 가래가 붙어 있는 듯한 이물감, 쉴 새 없이 나오는 헛기침으로 괴롭지만 감기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다면 '후비루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후비루 증후군은 코와 부비동에서 생성된 다량의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으로, 단순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기 쉽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영섭 원장(연세고른숨이비인후과의원)은 "기침과 가래가 지속될 때, 원인이 폐나 기관지가 아닌 '코'인 경우가 많다"라며 "이를 방치하면 만성 인후염이나 중이염 등 2차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의 도움말로 후비루 증후군의 발생 원인과 증상, 감기와의 차이점, 관리법을 상세히 짚어본다.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춥고 건조한 겨울에 악화
후비루 증후군(postnasal drip)은 코와 부비동에서 생성된 점액이 콧구멍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인두(목) 쪽으로 흘러내리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분비된 점액이 무의식적으로 목으로 넘어가도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점액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점도가 끈적해지면,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뚜렷해지고 분비물이 인두에 고이게 된다.
이영섭 원장은 "중요한 점은 이것이 하나의 독립된 병명이라기보다는 '증후군(syndrome)'이라는 것"이라며 "즉, 단일 질환이 아니라 비염이나 축농증, 인후두 역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의 집합체이므로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후비루 증후군은 코의 구조적 문제나 염증성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만성 비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이 있으면 부비동 안에 고여 있던 농이 목 뒤로 넘어가기 쉽고, 코 안의 뼈가 휘어진 '비중격만곡증'으로 코가 막혀 있을 경우에도 콧물이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면서 증상을 유발한다. 이 밖에도 위산이 목으로 올라와 인후두 점막을 자극하는 '인후두 역류질환' 역시 목 이물감과 헛기침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겨울철은 이러한 기저 질환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시기다. 이 원장은 "겨울철 실내 난방으로 인한 공기 건조는 점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배출을 저해하고,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운동성 비염이 심해진다"며 "추운 날씨 탓에 환기가 부족해지면 미세먼지 등 자극 물질에 노출될 위험도 커져 후비루를 악화시키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헛기침과 목 이물감 심해져...수면·집중력에도 영향
후비루 증후군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목 뒤로 이물질이 넘어가는 느낌과 입천장에 찐득한 가래가 달라붙어 있는 듯한 불쾌감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끈적한 가래가 심하거나, 자려고 누웠을 때 코가 목 뒤로 넘어가며 기침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습관적으로 '흠흠'거리는 헛기침을 반복하게 되며, 심한 경우 쉰 목소리가 나거나 인후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수면과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영섭 원장은 "누우면 점액이 코에서 목으로 흘러 야간 기침, 수면 중 불편감으로 깨는 현상이 발생하고, 지속적인 이물감과 헛기침으로 업무·학습 능률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치할 경우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흘러내린 점액이 인후두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만성 인후염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답답함에 코를 세게 풀다가 점액이 이관을 타고 귀로 넘어가 중이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후비루 증후군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호흡기 질환과의 구별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감기는 급성 콧물, 발열이 동반되며 대개 1~2주 내에 호전되고, 기관지염은 기침과 함께 '가슴 답답함'이 주된 증상이다. 이 원장은 "겉으로는 기침과 가래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실제로는 코 치료가 필요한 후비루 증후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 세척·습도 조절로 관리..."2~3주 넘게 지속되면 코 ct 검사 필요"
후비루 증후군은 발병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 접근법도 세분화된다. 단순히 기침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보다는 콧물과 점액 생성을 유발하는 기저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성 비염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원인이라면 비강 분무형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며, 세균성 부비동염(축농증)이 명확할 경우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다. 만약 비중격만곡증이나 약물로 호전되지 않는 만성 부비동염 등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생활 속 관리 수칙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본적으로 실내 습도는 40~60%를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나 미세먼지 노출이 잦은 경우에는 하루 2회 생리식염수 코 세척을 권장하며, 코안이 건조해 딱지가 자주 앉는다면 가습기 사용과 함께 코 내부에 안연고를 도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인후두 역류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위산 억제제 치료와 함께 취침 3시간 전 금식을 지키고 과식, 과음,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는 식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만약 일반적인 감기약이나 기침약을 장기간 복용해도 차도가 없다면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영섭 원장은 "환자들이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기침과 목 이물감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 진료와 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명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