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수의 한 리조트 객실에 묶은 숙박객이 왕지네에 귓속이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밤 11시 20분쯤 객실에 있다 오른쪽 귀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가족들이 이를 살핀 결과 귀 안에서 5cm 길이의 독성 왕지네를 확인했다. 극심한 통증으로 119 구급대의 응급처치 후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왕지네의 독성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얼굴이 붓고, 귓속에 피까지 나는 상황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귀에 벌레가 들어간 것이 확인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청각학회에서는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 당황한 나머지 벌레를 억지로 빼내기 위해 면봉이나 귀이개 등으로 귓속을 후비거나 자극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때 벌레가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외이도는 길이가 2.5~3cm 정도로, s자 모양으로 굽어 있다. 이는 밖의 이물질이 내부로 바로 통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안쪽으로 들어간 벌레가 밖으로 쉽게 나오지 못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벌레는 한번 들어가면 되돌아 나올 수 없어 자꾸 안쪽으로만 향하게 된다.
벌레가 귀 안으로 들어가 외이도 내에서 움직이면 고막을 자극하고 손상을 주어 불쾌감은 물론 심한 통증과 잡음이 생기므로 상당히 고통스러울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가 힘들어하고 일부는 귀에 벌레가 들어갔다는 불안감에 흥분하거나 호흡곤란을 일으킬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호소하기도 한다.
벌레가 귀에 들어간 경우에 응급처치로 불빛을 비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벌레의 습성 등 경우에 따라 벌레가 더 깊숙이 들어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함부로 불빛을 비추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 귀에 벌레가 들어갔다고 해서 귀를 후비거나 다른 물리적 자극을 가해서는 안 된다.
가장 현명한 처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확인과 치료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으로는 귓속에 기름을 넣는 것이다. 기름은 가정에 있는 참기름, 올리브유 같은 것을 이용한다. 사실 기름을 귀에 넣는 것이 좋은 상황은 아니고 또 중이염 등 귀 질환이 있다면 이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벌레가 고막을 물어뜯어 극심한 통증과 출혈이 생기고 청력이 떨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벌레를 먼저 빼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기름이나 알코올을 귀에 넣으면 벌레가 죽게 되는데 특히 기름을 넣으면 죽은 벌레가 떠올라 더 쉽게 밖으로 빠져나오게 할 수 있다.
특히 귀에 벌레가 들어갔는데도 잠깐의 불편함 후 이상이 없어 방치하면 벌레의 사체가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부패하여 발진 등 귓속 피부 이상이나 고막폐쇄로 인한 청력 감퇴까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귀속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에는, 이물질이 밖으로 빠져 나온 것이 확인되어도 일단 전문의 진단을 받아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독성 벌레에 의한 사고인 경우 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므로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